처음엔 둘이었습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 시작해 다섯 명까지 늘렸지만, 서로 일정이 안 맞았습니다. 누구는 바쁘고 누구는 여유가 있는 간격을 못 좁힌 채, 첫 팀은 멈췄습니다. 사람이 부족해서 안 된 거라 생각해, 더 모으기로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뭘 하려는지, 왜 같이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열 번쯤 가졌고, 한 명한테 1시간씩 붙어 설득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느새 열세 명이 됐습니다.
하지만 모였다고 굴러가지는 않았습니다. 하겠다던 사람이 며칠 뒤 빠지고, 빠졌던 사람이 다시 오기도 하면서, 누가 팀이고 누가 아닌지 흐려졌습니다. 각자 사정이 있었고 열의도 방향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결국 사람들 문제가 아니라, 열세 명을 한 방향으로 세우지 못한 제 문제였습니다. 두 번째 팀도 흩어졌습니다. 남은 건 저 혼자였습니다.
에너지의 대부분은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을 설득하고 붙잡고 관리하는 데 들어갔습니다.
혼자가 되고 나서, 그 에너지를 AI로 돌렸습니다. 아이디어를 던지면 기능 목록과 우선순위로 정리해 왔습니다. 경쟁 서비스는 비교표로 묶이고, 사업계획서와 발표 대본 초안도 금세 잡혔습니다. 코드를 잘 못 짜는 저 대신 화면과 기능이 붙었고, 새벽에 붙든 에러도 같이 풀렸습니다. 디자인 시안, 시장조사, 자료 정리까지. 혼자라면 쌓이기만 했을 일들이 옆에서 처리됐습니다.
그러면서 AI를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편한 도구였는데, 어느 순간 빠지지도 번복하지도 않는 팀원에 가까웠습니다. 사람을 설득하는 데 쓰던 시간이 사라지자, 그만큼이 고스란히 만드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걸 들고 대회에 나갔습니다. 사람 없이, AI와 둘이서. 작년 8월과 올 3월, 반년 사이에 상을 두 개 받았습니다. 열세 명이 못 한 일을, 혼자 AI를 끼고 해낸 셈입니다.
남은 건 두 가지입니다.